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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만큼 돌려주어야한다

꼬리내꺼 2015. 7. 10. 12:52

앙갚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린 삶을 살면서 많은 그리고 크고 작은 도움을 받는다
때론 그도움이 나에겐 아무의미도 없을수도 있지만 말이다
나에게 아무 이유도없이 호의를 베풀어주면
그걸 고마워 해야할까? 아님 의심해야할까?
어린시절
초등학교 6학년으로 기억한다
억수같이 내리던 장대비에 길을잃은 한마리 꿀벌을 발견한적이 있다
벌의 입장에선 자기 머리만한 빗물이 떨어지는데
정신이 온전하다면 거짓말 이겠지
정신줄 겨우 잡고있던 그녀석이 불쌍해서인지 아님
또다른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빗물에서 건져내어 빗속이 아닌곳에 그녀석을 옮겨주었다
폭탄같은 빗물을 맞아서일까?
녀석은 연신 비틀거리기만 할뿐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사람이라면 아니 조금큰 동물이라면 눈이라도 마주쳐
생사여부라도 따질수있지
이건 뭐 현미경으로 봐야할 참이니...
하긴 본다한들 어찌하리 심폐소생술을 할 입장도 아니고 ...
이래저래 머릴 굴리다 문득떠오른 묘안이 부엌의 부뚜막이었다
어린맘에 몸이라도 따듯하게 해줄 요량 이었었나보다
그렇게 부뚜막에서 5분여의 시간이 흐를때쯤
녀석 정신이 좀 드는지 쬐끔씩 움직였는데
뭔 정신이 그렇게 제정신이 아닌지
대충 몸만 말리고 쉬다가 자기집으로 날아가면 될것을
기어이 부뚜막 아궁이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려했다
목숨겨우 부지하게 해줬더니 참 나~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땐가 녀석부터 구해야지
급하게 손을 뻗어 불구덩이 입구에서 건져냈는데
이번엔
어처구니 없게도 "벌침"이다
이런 망나니 , 배은망덕 , 은혜갚은 까치... 
그러다 손가락의 통증도 잠시잊고
난 측은한 눈빛으로 녀석을 봤다
"꿀벌은 침을 한번 쏘고나면 죽는다는데..."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꺼져가는 생명을 바라보다

퉁퉁 붓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아마 잠이들었는것 같다

잠이깨고 난후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지금껏 잊지않고 있는 하나가 있다
"받은만큼 돌려주어야한다"

 

 

 

벌에 쏘인 멍멍이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