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6. 12:08ㆍ내생각
어렸을적의 일이다
우리집 근처에 흐르는 수성천
가끔 아니 거의매일을 그곳에서 뛰어놀았다
그당시 놀것이 얼마나 많았던가
구슬치기 , 딱지 , 연날리기 , 썰매 , 자치기 , 물놀이 , 오징어 등등등....
그해겨울 여전히 동네애들과 동생들과 어울려 손이 트는줄도모르고 미친말? 처럼 뛰어놀고있었다
그러다 얼음이 얼어있는 수성천으로 우리의 관심은 쏠렸고 누가먼저랄것도없이
그곳으로 달려가 얼음의 매끄러움과 차가움에 흠뻑 빠져있었다
설매타기에 지칠때쯤
말도않되는 모험 이랍시고 살얼음이 얼어있는 곳으로 조금씩 관심이쏠렸다
저만치갔다가 휙 돌아오고 깔깔거리고
또 저만치 갔다가 휙 돌아오고 또 깔깔거리고....
간은 점점 부어오고....
내가 요만치가면 또다른놈이 저만치가고 내가저만치가면 또다른놈이 훨씬더 저만치가고....
그렇게 서로의 호기를 부리며 저만치씩 갔다왔다를 반복할때쯤
"과유불급" 이라했던가
무슨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더 높이 , 더 멀리 , 더 빠르게를 반복하다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말았으니
찌~지~찍 그리곤 쑤~~~~욱
다행히 비가 오지않은탓에 입수까진 하지 않았지만
정강이까지 빠진 내발은 온통 진흙뻘로....
으~~~~기분이~~~~
맞은편을보니 녀석들 배꼽이 빠져라웃는다 온통야유와 비웃음....
저것봐라 저거....깔깔깔깔~~~~
내 저놈들을 당장....
하지만 어쩌리요
녀석들의 비웃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으~~~~쪽팔려~~~~
당당히? 집으로 들어선 나를보신 어머니 그저 아무말없이 멍하니....
아래한번 얼굴한번 또 아래한번 얼굴한번
"네가 지금 나이가 얼만데.... 뻘에서 조개주웠냐?""
............. ㅡ.ㅡ
차마 죄송하다는 말도 못한채 난그저 투명인간인채 했다
다행히 아무말씀은 없었지만 신발을 씻는내내 들리는 소음과 쏟아져 나오는 한숨이....
아마 저신발 다씻고 나면 난 "파리목숨" 이려니했다
쏴~~~~아 마지막으로 신발 헹구는소리....
아~~~~이젠 어쩌나 투명파리의 목숨은 여기까지구나
하고 모든걸 운명에 맡길수 밖에 없었던 그찰나
문을열고 들어오는 누구 그리고 누구....
잠시 정적이 흐르고 어머니의 목소리
"너거들은 또 뭐꼬?"
.............ㅡ.ㅡ ㅡ.ㅡ ..........
그리곤 잠시후 무언가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물에젖은 무언가에 닿는소리 그리고 비명소리....
그렇게 십여분을 난 또다시 투명파리인채 하고있었다
"한놈도 모자라 세놈이 전부.... "
그리고 계속 휙~휙~ 쩍~쩍~ 윽~윽~ 엉~엉~ 싹싹
동생녀석 둘 방으로 들어오고 어머니도 들어오시고....난 여전히 투명파리인척 했고....
이미 두녀석들 타작 하시느라 하루의 에너지를 모두소진하신 어머닌 나에게 찌릿한 꼬라봄 만을....
그날우린 자발적으로.... 정말 맘에서 우러나는 자발적으로 공부를했고 어머닌 충전하셨고....
50분 공부에 10분쉬는 시간을 업수하며 짬짬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닥속닥
"형~ 엄마한테 마이 맞았나?
"응 ~쫌~"
"근데 너거들은 와빠졌노?"
이유인즉슨
내가빠지고 난후 녀석들 단체로 깔깔거리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애들이 몰려오고
둘째녀석 신이나서
"우리형이 왜 빠졌냐하면.....요기서 요러다가....주절주절......" 깔깔깔깔....
그렇게 한녀석 보내고나면 또다른 녀석이와서 묻고
더욱 신이난 동생녀석
"우리형이 왜 빠졌냐하면.....요기서 이러다가 또 주절주절......" 또 깔깔깔깔....
그렇게 몇팀에게 나의 무용담? 을 얘기하다 그만....
"그럼 막내 니는 와 빠졌노?"
"형 빠진거 꺼내주다가 그만...."
막내녀석 키득거리며
"근데 우리만 빠진거 아이다 다른놈들도 마이빠졌따.... 낄낄낄낄"
그날저녁 늦께까지 울려퍼지는 동네의 비명소리는 아마 모두같은 이유일꺼다 ㅋㅋ~
그날이후 아주오랜동안.... 사흘가량 우린 얼음근처로 가지않고 육지 생활만 했었고
난 동네의 영웅이 되어있었다....웃긴영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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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날 내가 보이든?
난 분명 투명파리 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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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