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아르바이트

2012. 3. 30. 10:54내생각

군대를 제대 하고 사회생활이라는 또다른 희망에 들떠있을때 즈음의 일이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기녀석에게 전화가왔다

그동안 잘지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안부를묻고....

전화를 마무리할때즈음 친구녀석의 한숨이 안부전화가아닌 나름의 어떤고민때문이라 직감케 했다

결국친구녀석 여차저차 여친과 헤어졌다는 속내를 털어놓고....

그날저녁을 함께하자는 약속을했다

저녁을 함께하는 내내 친구녀석 우울 , 침통 ,  비탄 , 슬픔의 얼굴로 얘기를 이어갔다

"쨔샤 여친 때문에 그럴것없다 툭툭 털어버리고 내 오늘 너를위해 이한몸 불싸지르마....내가 오늘 한방쏜다...."

술한잔 사주겠다는 나의 말에 친구녀석은 근처 아는 포장마차가있다며 그리로 향했고 나는 그런친구에게

"야! 야! 포장마차 말고 더 근사한데 아는데없어?....오늘 한방쏜다니깐...."

친구녀석 쭈삣거리더니

"아는곳 있긴한데 거긴 쫌 비싼데?...."

"야 야 걱정마 내 오늘 널위해 은행털었다.... 지금 지갑 터질라한다....빨랑가자" 

그렇게 우리둘이 향한곳은 요즘말로하면 룸 쌰롱 아주작고 그냥좀 허름한 새끼 룸쌰롱 이었다

사실 처음이었기에 어찌할바를 몰랐지만 오늘의 물주가 누구인가 바로 나 아닌가

어디서 들은건 있어서

"오늘 이 집술 내가다 산다 지금부터 손님 받지마!!!...."

친구녀석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야 여긴 맥주가 박스로 들어온다 그리고 아가씨들 팁은 별도고...."

사실 쫌 쫄았지만 그래도 이미 호기를 부렸으니 물러설순 없잖은가

"걱정마라.... 사장님 여기 맥주한박스랑 안주....그리고 아가씨도...."

좀있다 마흔 서넛쯤 되보이는 여 사장님오시고

"아이구 젊은 총각들이 오늘 화끈하게 놀려나보네.... 내 오늘 특별히 서비스 팍팍밀어줄께....근데 외상은 않돼 알지?...."

"어허 사장님 걱정은..."하며 주머니지갑을 탁자위에 탁~놓으며

"오늘 이돈 다쓸려고 왔으니까 빨랑 술이랑 안주...."

 탁자위 지갑을 함보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마른안주에 과일안주 뽁음요리 등을 말하더니

"야들아 준비해라 오늘장사 여기까지다 인제부턴 손님 받지마라...."하곤 룰루랄라 하며 주방으로 사라졌다

조금뒤 각종안주에 맥주 3박스 그리고 아가씨들이 하나둘씩....

"오빠 나도 여기쫌 앉아도 돼?....나도?....나도.?...." 하며 들어온 아가씨가 총 여섯명

친구녀석 감격의 눈으로

"와 전부다 정말 예쁘다 그래!!!!....떠나간 여친잊고 한잔하자 고맙다 친구야...."

그리곤 부어라 마셔라며 희희낙낙 거리다보니 맥주한박스가 금방사라지고 이젠 여사장님 까지 합세해서 총 일곱명

2박스를 거의 비울때쯤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일어나서 향하는길에 나는 누군가와 마주쳤다

"어? 분명 여기있는 아가씨들은 다 들어왔을건데 누구지?...."하며 볼일을 보구 돌아와선

쫌전에 아가씨한명 봤는데 그아가씨는 왜 안오냐고 물으니

여사장님 왈

"아 그애.... 걔는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가 아니고 오늘 친구만나러 왔는데 친구가 지금여기있으니까 기다리고있는거야...."

"그래요?.... 그럼 혼자있지말고 여기와서 같이 술이나 한잔하자고 해요 어차피 오늘은 전부 패밀리 잖아요...."

"그럼 그럴까?...." 하더니 괜찮다는 그아가씨를 끝내 데려왔다

우린 마치 새로운 멤버가 들어온냥 또부어라 마셔라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술이 많이취한다며 친구녀석 집으로 가자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그냥 보내줄리가있나....

분위기 너~~~무 좋다며 안주 서비스할테니 몇잔만 더하고 가라고.....

근데 친구녀석 정말로 너무취해 집으로 보낼수밖에 없었고 집에 바래다 주고 오겠다는 나의말에

자기가 직접 택시태워 보낼테니 여기 쫌만 더 있다가 가라고.... 오늘 분위기 너~~~무 좋다며....

결국 사장님 직접 택시비까지 줘서 잘 모셔드려라고 당부까지했다며 돌아왔다

친구녀석 빠지고나니  나도 술이 취해가고 그리고 그렇게 마실분위기도 아니고해서

아가씨들 팁 일일이 챙겨주고 사장님도 오늘 수고했다며 팁주고 아가씨들 고맙다며 하나둘 사라지고 그렇게 자릴 일어서려는데

사장님이 오늘 넘 즐겁고 고맙다며 특별안주라며 다음에 또 들리라며 맥주 서너병을 놓고 총총히 사라졌다

어휴 또 맥주를 하고 그냥 일어서려는데 지금까지 옆에 있는지도 몰랐던....

좀전에 친구만나러 왔다던 그아가씨가 내옆에 앉아있는거였다

내가팁을 안줬나싶어 팁을 주려는데

"아요 괜찮아요 저는 여기일하는 사람이아니라서 않주셔도 돼요.... 그리고 팁 받아본적도 없어서...." 하곤

"사장님이 일부러 안주랑 맥주도 서비스 주셨는데 그냥가시면 쫌 미안하잖아요...."하더니

내잔과 자기잔에 한잔씩을 붓고는 쨘~~~

그렇게 시작된 쨘~~~들이 한잔 두잔....

그러는동안 여기에 왜왔는지 어디에 살고있는지 이름은 나이는 .....

단둘이 앉아 서로에대해 얘길하다보니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잠시접어둔채

내일 꼭 다시 들르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하루 또하루

나는 약속한 날짜를 삼일이나 지나서 그곳을 다시들르게 되었다

그러나 거기엔 이미 그녀는 없었다

사장님과 그녀친구의 얘길 들어보니 왜이제 오냐고....이틀동안이나 기다렸단다 그리곤

서울로 올라가기전 아는언니집에 들러 며칠 머물거라는 얘기만 남긴채 갔다했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는 시절이 아니었기에 연락할 방법이없다했다

내일 또 올테니 무조건 친구 연락처 알아달라며.... 그렇게 이삼일일을 그곳에 출근했을때.....

드디어 연락처를 손에 넣게 되었다

그렇게 통화를 하고 반갑고 보고픈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겨우 물어 물어 찾아간그곳은 대학가근처의 주점식 레스토랑

그리곤 그녀와 다시만났다

주방에서 자기만큼이나 예쁜  과일을 깍고있던 그녀

무엇때문이었을까?

그리움이었을까? 안타까움 이었을까? 보고픔? 아님 짧은 시간동안의 그얘기들 때문이었을까?

우린 서로를 바라보며 한마디말도없이 한동안 멍하니 그렇게 서있었다

그리곤 레스토랑의 주인 언니의 허락을 받아 나란히 밤길을 거닐고있었다

새벽이 오는줄도 모르고 꿈속을 거닐듯 그렇게 온밤을 지새우고 뜬눈으로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시간엔 또 그녀가있는 레스토랑에 가고....

그렇게 며칠을 다니다

레스토랑 주인에게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고싶다며 돈은 필요없으니 여기서 일만할수있게 해달라며 조르고 졸라

결국 한달간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손님이 없는 짬짬이 데이트를 즐기며 새벽녘이 되서야 집으로 돌아오곤했다

그렇게 일주일쯤 내맘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무렵 그녀의 부모님이 갑자기 편찮으셔서 내일 올라가야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일주일후 꼭 다시오겠다는 말만 남긴채 그녀는 서울로 올라갔다

그렇게 일주일.... 주인잃은 강아지마냥 난 그녈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정말 힘든일주일이 지나가고.... 그동안 코피도 두어번 흘리고....

그리고 또 일주일.... 다시오겠다던 그녀로 부터의 한통의 전화

아버지 건강이 너무나빠져서 바로 내려갈수없다며 꼭 내려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고픈 말도 채못하고 바보들 처럼 서로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렇게 또다시 일주일....

이루어질수없는 운명이었을까?

기다리는 그일주일 사이에 세금문제인가 무슨문제로 그 레스토랑 세달간 영업정지....

매일매일을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영업정지 푯말이 붙어있는 그 레스토랑 앞에서

행여나 오지 않을까하며 며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렇게 3개월이 흐른후

다시 그 레스토랑을 찾았을땐.... 몇번이나 나를 찾아 대구를 내려왔다던.... 그리고 그리움이 가득베인것만같은 편지 두통 

그편질 읽는 내내 가슴이 그렇게 저려오고....

나를 만나기 한달전쯤 사랑했던 사람의 오토바이사고.... 그사고로 사랑했던 사람을 가슴에 묻고 만났던 나

그후 몇번이나더 그 레스토랑을 찾아갔건만 그때마다 어긋나는 서로의 길들앞에

아마도 서로 그리워할 운명일거라 흐린 판단을 하고 발길을 끊었다

지금은 그녀의 얼굴도 향기도 이름까지도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새벽녘 두손을 꼭잡고 거닐던 그 기억은 아직 나에겐 따듯한 온기로 남아있다

.

.

.

.

그녀도 가끔 새벽녘의 데이트를 떠올릴까?

.

.

.

.

글쎄요....

'내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의 융단  (0) 2012.04.04
Are you wake up?  (0) 2012.04.03
뒤에~~  (0) 2012.03.28
꿈에~~(조덕배)  (0) 2012.03.26
지금의 힘듦은 먼훗날의 얘깃거리  (0) 2012.03.23